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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골프이야기

매운 고추가 작을 뿐!! 미소천사 이보미


아쉽지만 뿌듯한 메이저 3위, 올해 목표는 KLPGA 1승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이하 KLPGA) 첫 메이저 대회인 태영배 제23회 한국여자오픈에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로 장중을 압도하는 소녀가 있었다. 불꽃 퍼팅으로 2라운드 단독선두에 오르며 ‘슈퍼땅콩’ 김미현을 떠올리게 한 이보미 선수다. 비록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퍼팅 난조로 3위에 그쳤지만, 이 소녀는 눈물은커녕 생글생글 미소를 짓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2부투어인 드림투어에서 KLPGA 정규투어로 승격하며 올 시즌 유망주로 돋보이고 있는 이보미, 그녀에게 이번 대회 3위의 결과는 순조로운 출발일 뿐이기 때문이다.

취미로 시작한 골프가 인생을 체인지 업
어릴 때 태권도를 하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보미는 강원도 원통초교 5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원통중학교에 들어간 후, 2001년 제15회 도협회장배골프대회에서 중등부 여자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골퍼 인생의 스퍼트를 당겼다. 2004년에는 홍천농업고 1학년 신분으로 제17회 춘천 MBC배 골프대회에 출전해 7오버파 151타로 우승해 강원도를 대표하는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뒤이어 경기 여주 캐슬파인 GC에서 열린 2004년 제4회 한미 B&B 전국 학생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기록, 전국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입증했다. 2005년에도 춘천 MBC배 골프대회에 출전하여 2연승을 거머쥔 이보미는 도골프협회장배 여고부 1위, 도민체전 개인전 1위 등 각종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해 홍천JC가 주최하는 제2회 홍천 청소년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7년 건국대에 입학하게 되면서 이보미는 본격적으로 프로 골퍼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취미로 시작한 골프가 인생 그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부상으로 뒤쳐진 1년은 아주 짧은 순간일 뿐
2007년 8월,  KLPGA에 입회한 이보미는 KLPGA 드림투어(2부투어) 썬힐골프클럽-제니아 투어 마지막 8차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로서의 스타트를 끊었다. 경기도 가평의 썬힐 골프클럽(파72, 6천189야드)에서 열린 대회 8차전 최종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5타를 줄이며 1,2라운드 합계 11언더파 133타를 기록, 9언더파 135타를 친 편애리와 김혜윤을 2타차로 따돌렸다. 2006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던 이보미는 이 경기우승으로 4경기 만에 상금랭킹 7위로 뛰어올랐다.

드림투어에서 1승을 올리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오른 이보미지만, 계속 승승장구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갑작스레 찾아온 허리 부상은 그녀를 정회원 시드전에서 탈락하게 만들었고, 정규투어 진출이라는 목표까지 눈앞에서 좌절시켜버렸다. 추운 겨울, 과도한 연습으로 인한 부상은 평소 튼튼한 이보미도 피할 수 없었다. 지속적인 치료로 완치됐지만 정규 투어 진출을 한해 미뤄야 하는 상황이었다. 눈물을 삼키며 2부투어 재수를 한 이보미는 ‘다시는 시드전에 가지 말자’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 그 결과, 2008년 강산배 한국여자프로골프 드림투어 4차전과 그랜드트레비스 한국여자프로골프 드림투어 9차전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KLPGA에서 운영하는 경기 중 가장 규모가 큰 KLPGA 정규투어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일정 자격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드림투어 상금랭킹 1,2,3위자에게는 그 다음해 KLPGA 투어 1년간 시드권을 부여하는데, 이보미는 드림투어 상위자이면서 상금왕으로 선정돼 시드전을 치르지 않고 올해 시드권을 획득해 복귀에 성공했다. 



2009년 왠지 예감 좋은 해
이보미는 지난해 상금왕을 확정짓고 하이마트 골프단과 후원 계약을 체결하며 안선주, 김혜윤 등 역대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으로 정규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계보를 이어갈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이번 시즌 이보미는 2008 오리엔트 차이나 여자 오픈을 비롯해 지난 롯데마트 여자오픈까지 총 3개대회에 출전했다. 시즌 초반, 경기의 감을 익힌 이보미는 KLPGA 태영배 한국여자오픈에서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로 나서며 화려하게 메이저에 데뷔했다. 하지만 결과는 최종 3라운드에서 서희경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경험이 없던 이보미로서는 서희경의 공격적인 플레이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이보미는 복귀한 이후 가장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굉장히 아쉬웠지만 우승 경쟁을 펼쳐본 것은 처음이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이보미는 3위에 대한 소감 역시 긍정적이었다. “다음에는 이런 상황에서도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야심을 전하기도 했다.

미소만큼이나 아름다운 실력으로 보답하겠다
생글생글 웃는 미소가 매력적인 이보미는 한국여자오픈을 계기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3개 대회 만에 톱10에 들었으니 이 추세라면 조만간 우승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라며         과거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들이 쌓아온 전통을 이어 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한 이보미는 비록 3위에 머물렀지만 그만큼 일보 전진했다. 우승을 놓쳐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녀가 훗날 우승을 거머쥐는 날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 때도 환하게 웃을지, 감격에 눈물을 글썽일지 알 수 없지만 우승하는 순간에 ‘더욱 활짝 미소 지을’ 그녀를 기대해 본다.

출처 : 골프가이드(www.golfguide.co.kr)